2016.09.13 00:46
민주노총 중집과 전국 노동자들의 사퇴철회 요청을
추상같은 명령으로 받아 안고 사퇴철회 결정
한결같은 사퇴철회 요구 ... ‘지금 그만두면 가장 좋아할 사람은 박근혜’
9월 8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철회했습니다.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 8월 31일 서신을 통해 “더욱 거세지고 있는 박근혜정권의 반노동 반민주 정책에 맞서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때 위원장 구속에 따른 지도부 장기공백 상태를 채워 줄 수 있는 강력한 투쟁을 이끌 지도부를 세워달라는 것과 노동의 위기, 민주노총의 위기돌파를 위한 첫 직선지도부로서 혁신을 통한 희망을 만들지 못한 점”을 밝히며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상균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소식에 9월 2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는 즉각 “중집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한상균 위원장의 사퇴의사 철회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결정하고 5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9월 5일과 9월 8일 두 차례 위원장 면회를 통해 중집의 입장을 전한 바 있습니다. 또한 단위 사업장과 현장 활동가들의 사퇴철회 성명, 사퇴철회를 요청하는 전국의 조합원들이 보낸 서신들이 옥중의 위원장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이에 한상균 위원장은 9월 8일 중집을 대표해 면회를 온 5명의 대표단을 통해 사퇴의사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9월 9일 중집을 통해 위원장 사퇴의사 철회에 따른 향후 대책과 당면 노동개악 불법 양대지침에 맞선 민주노총 2차 총파업 투쟁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아래는 면회를 통해 밝힌 한상균 위원장의 사퇴철회 구두 입장입니다.
“사퇴표명 후 지금까지 뜬 눈으로 보냈습니다. 지금 말문이 잘 안 열립니다. 자세한 의견은 오후에 변호사를 통해 보내겠습니다.
위원장직 사퇴를 철회하라는 중집의 요청과 전국 노동자들의 호통이 단순한 요청과 호통으로 그친 게 아니라, ‘지금 그만두면 가장 좋아할 사람은 박근혜’라는 걸 일깨워 주었습니다. 조합원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추상같은 명령이었습니다. 전국 노동자들의 우려를 인정합니다. 추상같은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중집과 조합원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요 며칠간 보내주신 서신들 잘 보았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 지 다들 알고 계셨습니다.
공공과 의료의 총파업 결정에 전 조직이 전체 역량을 모아 함께 해야 합니다.
민중총궐기를 제대로 안 하고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결코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각 산별의 숙원 과제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총체적 해결의 힘이 있어야, 논쟁을 통하더라도 노동중심 진보정치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노총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찾아야 했던 이번 정책대대에 대한 시각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먼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전국 노동자가 함께 투쟁해 박근혜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저부터 결의하겠습니다.
이런 고민을 할 수 있게 마음을 모아 준 중집 성원들과 전국 노동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감옥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지도부 공백의 문제는 여기 계신 분들(중집)이 채워 주셔야 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도 조금은 언급하겠습니다. 직무대행 중심으로 노동운동을 잘 견인하도록 많은 지도를 바랍니다.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