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7 13:49
‘조직도 노조도 친구도 동지도 차갑더라구요.’
지난달 1월 28일 기아자동차 비정규 노조 해고자였던 한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마도 저는 평생 엄마를 찾아 헤맸나 봅니다.
조직도 노조도 친구도 동지도
차갑더라구요.
허기진 마음을 채울 수가 없어
너무 힘이 들었지요.
버티는 일조차 힘이 들더라.“
누가 이 동지를 우리 곁에서 떠나가게 했을까?
‘나’ 자신이 아닐까?
‘내’가 조금만 더 따스했다면,
‘내’가 한번이라도 더 말을 걸어 주었다면,
‘내’가 가볍게라도 더 웃어주었다면...
그를 우리 곁에서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차갑지 않았을까?
옆의 동지가 아파할 때 그 아픔을 ‘나’는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같이 투쟁하는 동지의 외로움을 ‘나’는 조금이라도 눈치채고 있었을까?
평생을 같이 해온 동지의 ‘허기진 마음’을 ‘나’는 단 한번이라도 알려고 노력이라도 해보았을까?
“어쩌면 난 운동을 한 게 아니라
엄마를 찾아 헤맸나봐.
중간고사에서 만점을 받아
‘나 백점이야’하고 뛰어가
안기고 싶은 엄마.“
어쩌면, 아니 사실은, 정말로 ‘나’는 ‘운동’을 한 것이 아닌 것이 아닐까?
‘엄마를 찾아 헤매는 ’영원한‘ 아이’였던 그 동지의, 그 ‘허기진 마음’을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한 ‘나’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운동’이란 무엇일까?
옆에 있는 동지의 ‘외로움’, ‘쓸쓸함’, ‘허기진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텅 빈 가슴’을 조금은 같이 나누는 것이 ‘운동’이 아닐까?
‘운동’이란 ‘엄마’가 되어 주는 것이 아닐까?
‘중간고사에서 만점을 받아 ‘나 백점이야’하고 뛰어가
안기고 싶은 엄마.‘ 그런 엄마가 되어 주는 것이 아닐까?
“허기진 마음을 채울 수가 없어 너무 힘이 들 때, 버티는 일조차 힘이 들 때“ 그저 조용히 편안하게 안겨서 쉴 수 있는 엄마.
그런 엄마가 되어 주는 것이 ‘운동’이 아닐까?
왜 이리 눈빛이 흐려지고, 목이 메이고, 자꾸만 가슴이 아려올까?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이 말은 ‘내’가 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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