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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 노동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1년, 노동정책 평가와 과제’토론회

지난해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곧 임기 1년을 맞는다. 기대 반 의구심 반이었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지난 1년간 어떻게 추진되었는지 평가하기 위해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산업노동학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평가 ▲일자리위원회 등 주요 정부위원회 점검 ▲총괄 평가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1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전환 평가와 과제', 주제2 '문재인 정부 주요 정부위원회 운영 평가와 과제'를 먼저 소개한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1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 1년 노동정책 평가와 과제' 토론회를 5월 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었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가운데)이 토론회 취지를 소개하는 모습.
규모는 역대급, 디테일은 아쉬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드러난 문제점 시급히 보완해 민간으로도 확대 필요
2017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은 41만 6천명이다. 이 가운데 상시지속 비정규직은 31만 6천명이다. 고용노동부는 그중 17만 5천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정하고 1~3단계로 나누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규모는 역대 최고이지만 배제된 인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절반 이상이고, 자회사·경쟁 채용 방식이 도입되는 등 후퇴된 부분도 있다. 기존 정규직과의 임금불평등 또한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점들을 시급히 보완하고 민간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비정규센터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선웅 부경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황 교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집권과 동시에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간접고용 노동자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시켰고 ▲전환 규모가 이전 정부에 비해 대폭 늘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점으로 ▲집행하는 과정에서 기관 간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행정상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 ▲ 자회사 방식, 경쟁채용 방식을 도입한 것 ▲인천공항공사 등 개별 기관에서 ‘생명안전업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직접고용 회피수단으로 악용하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41만 6천명의 절반 이상인 24만명이 전환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비정규직 제로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지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후의 과제로는 ▲민간 부문 비정규직 대책 본격 추진 ▲사용사유 제한 도입 등 비정규직 신규 유입 차단 ▲간접고용 전환 정책에 대한 주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임금불평등 해소 등을 짚었다. 특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해 “선(先) 정규직 전환 후(後) 처우개선이 정부 정책인데 처우개선 대책이 뚜렷이 없다”며 처우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 정책을 노·정이 함께 평가하고 전환방안 마련했어야”
광범위한 공공기관 특성에 따른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것도 문제
토론자로 나선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정부가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현장 요구를 조직하는 민주노총을 대등한 파트너로서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한 것, 이전 정부에서 추진됐던 정규직 전환 정책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노정이 함께 평가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전환대상자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가 허술했다는 것,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의 논의가 부족했던 점도 짚었다. 우문숙 정책국장은 “정부 실태조사에는 (전환대상자가) 30만 명으로 나타났는데, 민주노총에서 확인해본 결과 40만에서 50만 정도로 나타났다. 특히 기간제, 지방자치단체에서 2~3배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 조사방식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교육기관, 지방공기업, 자회사, 출자출연 기관, 재단법인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예산과 제도, 책임, 권한이 나뉘는 공공부문의 특성을 파악하여 치밀하게 준비해야 했지만 그런 준비가 부족해 “비정규직 제로가 아닌 선별적 전환이 이루어졌으며 꼼수와 편법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전환 숫자보다 ‘지속가능한 공공부문 노동과 서비스’ 취지 중요
독일, 아이슬란드 등 ‘동일노동 동일임금법’, ‘임금공개법’ 도입 검토도
권혜원 동덕여대 교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은 양적 규모 뿐 아니라 질적 수준이 중요하다. 격차를 해소해 노동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고, 공공서비스의 질과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같은 질적 수준에서 취지가 실현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취지를 살렸다기보다 숫자 싸움이 되었다”며 “노동이사제가 도입되고 노동이사가 경영에 참여해 전환 과정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진 곳은 모회사-자회사 공동교섭을 통해 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직원 25명 이상의 사업체에 대해 3년마다 남녀임금격차 제로 인증을 받도록 규정한 아이슬란드의 ‘동일노동 동일임금법’, 직원 200명 이상의 모든 기업 대상으로 소속 직원 요구시 다른 직원의 임금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임금공개법’등을 사례로 들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을 구체화한 법·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소개했다.

권혜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고용형태별·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구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연공급 임금체계로 인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직무평가위원회를 설립해 비교가능한 동일가치 직무들의 임금 실태를 조사하고 임금 격차의 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월 1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문재인 정부, 주요 정부위원회 운영 평가와 과제'를 발제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사라지고 ‘혁신성장론’나왔나
‘일자리 질’은 논의하지 않는 일자리위, 그마저도 동력 잃어
“민주노총은 일자리위원회를 비롯해 현재 60여개 정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집계, 평가, 관리, 정리하면서 민주노총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요구를 관철하고 의제화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의 소개를 시작으로 두 번째 세션인 ‘문재인 정부 주요 정부위원회 운영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발제자로 나서 주요 정부위원회 정책 추진 현황을 살폈다. 박 원장은 “일자리 정책의 핵심은 소득주도 성장인데, 그것은 후퇴되고 경제관료들이 내세우는 혁신성장론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정책 추진상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사회, 공공정책 정체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소장도 일자리위원회가 제 기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철 연구소장은 “일자리위원회는 이해당사자들을 참여하게 하는 거버넌스 취지에 맞게 구성되었다. 민주노총도 참여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의견수렴 창구 역할로 제한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서비스공단’ 공약의 후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및 공적 관리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공단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이는 현재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수정되어 추진되고 있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은 토론문에서 “사회서비스 공단 설립 정책은 ▲사회서비스의 공공화 ▲공공일자리 확충이라는 두 의미를 담고 있다. 서비스 공급방식의 변경만이 아니라 서비스 공공화를 위한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공단을 통해 17만개 일자리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나, 정부 정책에서는 두 가지 모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규제개혁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철 연구소장은“박근혜가 규제개혁위원회를 악용했다면 우리는 이걸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민간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하에 규제완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정부위원회 등에 보다 조직적으로, 체계를 갖춰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철 연구소장은 “정부위원회 등 각종 정부 유관 논의기구에 참여할 때 참여인원과 실태를 보고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할 틀이 필요하고 민주노총이 거기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걸 제대로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틀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방식 논의 필요
4차 산업혁명위 노동계 참여 보장돼야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참여해 퀵서비스, 대리운전, 세탁, 미용, 가사도우미 등 여러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디지털 특고’인 플랫폼 노동방식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목을 끌었다.

박용석 원장은 고용구조 변화에 대응한 전직교육 강화, 고용보험 확대 등 일자리 안전망 확충이 논의되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본위원회와 전문위원회 모두에 노동계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사람 중심’ 대응을 내세우면서도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민간 위원 대부분이 벤처 사업자와 기술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역할이 시장 조력자로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우근 정책위원은 “디지털에 기반한 노무의 제공과 수령은 기존의 노동법 관점으로 포섭되지 않는 다양한 고용지위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인사업자 형태로 다수 이동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태조사도 되어 있지 않다. 플랫폼노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고용지위에 대한 사회정책적 지원 방안 등 4차산업혁명 정부 정책에 노동의 관점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과세계 안우혁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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