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대학은 핑계 대지 말고 임원감축을 멈추고,
정부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모든 대학으로 확대 적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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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학의 청소노동자, 시설노동자다.
우리 사립대학 용역노동자들은 국립대학 용역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의 반대편에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서있다. 왜 우리는 기껏해야 7,530원짜리 최저임금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이처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최저임금 인상은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에 대한 요구이자 인간존엄의 요구였지만 오히려 생존 자체를 말살하고 존엄을 짓밟는 대량해고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진짜 최저임금이 문제인가? 결단코 아니다.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 이전 5년간 4년제 사립대학들의 이월적립금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 섰다고 한 유은혜 의원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며, 학령인구의 감소와 등록금 인상 억제라는 여건에서도 등록금 수입과 이월·적립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온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 핑계 대지 말라.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노동을 천시하는 여전한 사회적 풍토가 문제다. 지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자행되는 대학의 야만이 문제다. 대학이 억만금을 쥐고 있어도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청소노동자를 효율과 통제의 도구로 밖에 인식하지 않은 가치의 문제이고, 청소노동을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공헌쯤으로 여기는 철학의 문제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저항은 최저임금의 삶이라도 살기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노동자로서의 존엄과 우리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워가는 투쟁이다.
정규직 전환은 차치하고 국립대학 용역노동자들의 고용문제가 정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의해 상당부분 방어되어 온 정황에 비추어 우리 모두는 세상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해 4년제 사립대학에만 4조2천억원이 넘는 국고가 지원되고 있고 이를 통해 대학의 존립이 보장 한다면 사립대학은 공공재인가 사유재인가?
공공기관정보공개에관한법률, 김영란법, 정규직 전환지원금제도, 일자리 안정자금제도 등 공공영역의 법률과 제도로 규율되는 사립대학은 공공부문인가 민간부문인가?
답은 명확하다. 모든 대학은 그 자체로 공공재이며, 공공재로서 사립대학 역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의 적용 대상이자 정규직 전환의 대상이어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야만의 악순환을 방치할 것인가?
청와대 정책실장이 해당 대학본부를 방문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이 투쟁 중인 청소노동자들을 만나는 등의 행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호소와 당부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이정미 의원이 제안한 7대 공공직역에 청소직종을 포함하는 등의 근원적 대책과 더불어 정부 <보호지침>을 모든 대학으로 확대 적용하는 등의 현실적 대책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사업장과 지역을 뛰어 넘어 올 해 임단투를 공동의 총파업 투쟁으로 진행 할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사립대학들은 청소노동자들에게 가하는 야만적인 구조조정을 멈추고
정부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모든 대학으로 확대 적용하라!
2018.2.9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대학청소·시설노동자 전국공동행동 투쟁본부 단위사업장 대표자 일동